1994년 대전에서 태어나 학창시절을 보냈다.
넉넉치 않았던 어린시절 모범생이라는 이야기 듣는 것이 가장 큰 효도일것이라 믿고
상위권을 유지하며 학교 대표로 대회에 나가 상장을 받아오던 범생이었다.
초등학생 때 집에 있던 필름카메라로 소풍가서 친구들 사진을 찍어주고 선물한 기억 이후로 내게 카메라는 핸드폰 뿐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이 끝날즈음 친구의 '카메라 사서 여행가자'라는 말에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수 개월간 돈을 모아 구매한 중고 400D 한 대.
시키는대로 따라가기만 하던 내가 카메라를 통해 바라본 세상은 그동안 살아온 세상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이었다.

철없는 고등학생은 학창시절 내내 꿈꿔온 프로그래머라는 직업대신
단순히 '엄청 멋있는'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 하나 가지고 사진작가라는 직업을 택했다.

한 학기만에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작은 갤러리 카페에서 '나를 알리다'라는 타이틀로 개인전을 열었다.
그리고 생애 첫 해외여행지인 캄보디아에서 마주한 앙코르와트의 거대함에 놀라고 그 당시의 열악한 환경에 희생당했을 노동자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Luminouns in Nokor'라는 타이틀로 캄보디아의 FCC Hotel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한국에서 찾아온 스무살 포토그래퍼의 개인전 소식에 현지 언론사에 인터뷰 요청을 받아 프놈펜 포스트 메인에 소개되었다.

이후 한국에서 비슷한 처지의 지인들과 한 권의 포토에세이를 펴내고 국내외를 돌며 사진을 담았다.
 감사하게도 좋게 봐주시는 분들 덕분에 원고 기고, 기업 및 재단의 의뢰를 받아 협업을 진행하며 틈틈히 단체전도 함께했다.

휴가차 우연하게 내려온 제주도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해 거점을 제주도로 옮겨왔다.
6개월의 기간을 온전히 제주에 집중해 담아낸 사진을 엮어 '소년, 제주에 살다'라는 시리즈를 기획
용산의 나미브갤러리와 남대문의 벤로갤러리 두 곳에서 개인전을 열고 분에 넘치는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쉼 없이 달려온 탓인지 몸에 이상신호가 찾아왔고 많이 아팠다.
나를 위해 가장 좋아하는 섬으로 내려오기로 마음먹고 다시 제주에 내려왔다.

사진을 소비하고 소장하는 문화를 꿈꾸며 손끝에서를 창업, 내 작품이 담겨 있는 아트상품을 제작해 판매하는 쇼룸을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소년, 제주에 살다' 두 번째 이야기와 내 이야기를 나무에 투영한 시리즈를 작업하며 많은 분들께 선보일 준비를 하고있다.

그리고
아직 이루지 못한 '엄청 멋있는' 사진을 찍는 그 날을 간절히 기다린다.

2021. 02